오늘 킹두부 제목이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죠. 즉, 그동안 기피대상 0호였던 '대항력 있는 임차인'을 드디어 다룹니다. 그렇지만 걱정 마세요. 생각보다 난이도가 낮은 물건이거든요!

이 물건을 더 분석할까 말까를 결정하려면, '괜찮은 가격인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부동산 경매는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을 잡기 위함이니, '이 가격에 사서 좋은 것도 있지만, 향후 더 오를만한 가치가 있나'까지 생각해 봐야 하는 거죠.

해당 물건은 가장 큰 평수(전용 34평)로 마지막 매매가 '24년 10월이에요. 이때 집값이 한창 오를 시기죠. 14층이 16억에 거래됐네요. 현재 호가는 17~18억에 나와 있어요. 감정가 기준으로 낙찰된다면 안전마진 2~3억이에요. 

킹두부를 작성하는 4월 1일 기준, 낙찰이 됐습니다. 유찰없이 바로 주인공이 나왔어요. 워낙 핫한 곳에 시세 대비 2억 정도 싸게 나왔으니 경쟁률이 셀 줄 알았는데 의외로 1명만 입찰했어요. 가장 중요한 낙찰가는,

최저금액에 아주 근접한 1,449,999,000원입니다.

이렇게 되면 낙찰가율 101.4%가 됩니다.

투기지역+토허제 구역인 '용산구'에 있는 호가 17~18억하는 아파트가 14억대에 나왔는데, 응찰한 사람이 단 1명?! 게다가 거의 최저가로 물건을 가져갔다고?

분명 원인이 있을텐데... 대항력있는 임차인이 있기 때문에? 혹시 낙찰자가 더 내야 할 돈이 있는 걸까?

이 부분은 권리 분석👇을 꼼꼼히 해보고 원인을 찾아보겠습니다.

등기부등본은 A 아파트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쭈-욱 나열한 문서예요. 누구나 열람해 볼 수 있어요. [온라인 열람]

등기부등본을 보고 '내 낙찰금을 나눠 가질 사람이 누가 있나'+'내 낙찰금 외에 더 돈을 내야 할 항목이 있을까'를 따지는 거예요. 날짜를 기준으로 우선순위가 정해지는데요. 만약 두부가 리버힐삼성 아파트를 15억에 낙찰받았다. 그럼 이런저런 수수료 떼고 남은 금액을 등본에 있는 사람들(원래 집주인에 돈 꿔준 사람)이 순서대로 받아 가는 거죠. 등본 원본은 날짜가 뒤죽박죽이지만 여러 경매 사이트에서는 이를 날짜별로 정리해 올려놓아요.

지난 경매 시간엔 그냥 임차인이 있는 권리 분석을 했는데, 오늘은 '대항력있는 임차인' 물건을 분석할 거예요.

아래 그림은, 두부가 경매에서 낙찰받은 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구분한 거예요. 집주인이 살고 있다면 그냥 나가야 해요. 본인이 돈을 못 갚아 집이 경매에 나온 거니까요. 그리고 그냥 나가야 하는 세입자와 버틸 수 있는(대항력있는) 세입자로 나누어집니다. 대항력있는 세입자는 두부가 보증금을 돌려줘야 나갈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이죠. 쉽게 '대세'라고 표기할게요.

지난 시간에 얘기했지만 아주 중요한 부분이니 다시 담을게요. 

전월세 계약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전입신고+확정일자입니다. 대항력을 갖추고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기본 조건이니 무조건 들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잔금을 치르면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같이 하고, 신고한 다음 날 대항력이 생깁니다. 주인이 바뀌어도 내 계약 기간과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그대로 유지되는 힘이죠.

그런데 경매로 넘어갔다? 우선 대항력이 있다 해도 이보다 앞서 근저당(집주인이 대출받은 것)이 있다면 보증금 돌려받을 확률이 현저히 낮아요. 근저당부터 순서대로 받아가니까요.

👉 리버힐 아파트에서 임차인은 전입('11년 10월), 확정('05년 4월), 배당('24년 8월)요구를 했네요. 여기서 배당은 '경매 시작 시 돈을 받겠다는 신청'을 하는 거예요. 신청 마감일까지 전입 및 점유를 유지해야 합니다.

위 등기부등본 표에서 말소기준(압류)은 '23년이에요. 즉, 집주인이 돈 빌리기 전에 임차인이 먼저 찜했다는 거죠. 그럼 두부의 낙찰금으로 임차인 보증금부터 갚고 말소기준 순으로 넘어가게 돼요. 경매 낙찰가가 약 14억이었죠? 임차인 보증금 3.2억은 무난히 돌려받겠네요. 명도(내보내는 것)에 있어서 큰 무리는 없어 보여요.

👉 그래서 키포인트! 두부 낙찰금으로 임차인의 보증금이 말끔히 해결되니, 두부는 낙찰금 외에 더 떠안아야 할 금액이 없는거죠. 그래서 '대항력있는 임차인'이어도 난이도가 낮다고 한 거예요!

권리분석을 다 끝냈더니 '하자없는 물건'이라는 결론이 났어요. 근데 왜 1명밖에 입찰하지 않은 걸까요? 

우선 빨간 글씨로 '대항력있는 임차인'에 주춤한 걸 수도 있어요. 권리분석만 잘 하면 두부가 떠안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말이죠. 

혹은 우리가 지나친 게 있는데요, 본 물건의 스펙 중 경매구분이 '공유물분할을 위한경매'라고 적혀있어요. 뭔가 뜨악하죠!

원래 우리가 아는 경매는 임의경매/강제경매인데 말이죠. 잠깐!

그런데 임의도 강제도 아닌 '공유물분할을 위한 경매'가 등장한 건데요, 등기부등본을 보면 소유권이 11명이며 상속이라고 적혀 있어요. 즉 상속으로 받은 아파트를 팔아 지분대로 나누겠다고 나온 물건인거죠.

그렇지만 결론적으로, 등본 순서대로 임차인-채권자들 순서로 돈을 받고 남는 게 있어야 소유권자들에게 돌아가는 구조예요. 즉 낙찰자에게 영향이 가는 건 없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