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아파트는요, 아주 많이 낡았어요. 1979년에 만들어진 4400여세대의 대단지 아파트예요. 1동짜리 아파트도 재건축 한다고 하면 이런저런 의견에 추진이 더딘데, 하물며 4천 세대가 넘는 단지이니 얼마나 이견이 많았겠어요.
첫 재건축 추진이 시작된지 26년여가 흘러 드디어 조합설립 인가가 났어요. 재건축을 공식적으로 추진하는 단체가 생긴 것이니 이제 정말 요이땅! 하게 된 거죠. 5월 들어 전용 76㎡ 매물이 31억4000만원에 팔렸어요.
그런데 지금 조합원들(주민)의 심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에요. why?
은마아파트는 용적률을 기존 300%→320% 적용, 최고 층수 35층→49층으로 높이기로 했어요. 그럼 지금 4천여세대가 5962가구가 돼요. 즉 조합원 물량 빼고도 일반 분양할 수 있는 물량이 많아지죠. 많이 팔면 이익이 많이 남게 되고, 조합원들의 분담금 부담도 덜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재건축 할 때 얼마나 높게 짓느냐 경쟁이 붙기도 하죠.
물론 규정이 있고 시에서 허락하냐 마냐의 문제가 있어요. 서울시가 은마 아파트에 320%로 올리는 걸 허락해줬고, '그 대신 공공기여 해!'라는 조건을 달았어요. 근데 그 조건이 너무 주렁주렁인게 문제입니다.
[은마 아파트는 무엇을 해야 하나]
👉 공공임대 물량을 678가구→1,013가구로 대폭 증가(이건 뭐 수용 가능)
주민🔊 "임대 물량만 2배 가까이 늘렸으니, 사실상 용적률 320%이 아니라 308%에 불과하다!"
👉 단지 내에 빗물 저장시설인 저류조 설치
주민🔊 "원래 국공립어린이집을 지으려고 했는데 왜 저걸로 대체한거임?"
👉 단지 한가운데 (공공이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보차혼용도로 깔아라
주민🔊 "지금 아파트 지상에 차도를 모두 없애는 추세인데, 하물며 주민도 아닌 일반 차량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라고?"
👉 단지 내 7263㎡의 공영주차장 신설
주민🔊 "이건 선을 넘었네... 대치동 학원가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우리 아파트에 주차장 만들라니..."
뭐 이 정도입니다. 1번 2번... 그럴 수 있지 했는데, 내려갈 수록 응? 이란 느낌이 듭니다. 은마 아파트가 재건축하면 대어가 될 것이 분명하지만, 사유지인 것도 분명합니다. 이건 사유지 침해에 해당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에요.
어찌됐든 은마 아파트는 물러설 곳이 없어요. 여기서 멈추면 또 얼마의 세월을 기다려야할 지 모르거든요. 올해 내 사업시행인가가 목표이니 서울시 요구를 어느정도 수용할 것 같네요. |